전현무계획2 홍콩 삼수이포 애문생 다이파이동 야장 소고기감자볶음

홍콩의 밤거리에서 진짜 로컬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삼수이포의 ‘애문생(Oi Man Sang)’을 놓치면 안 돼요. 힙지로 못지않은 감성과, 정부 공인 노점인 다이파이동만의 화끈한 웍 향연까지. 한 접시의 소고기 감자볶음이 모든 걸 말해준답니다.

 

 

 

삼수이포 밤거리

삼수이포는 요즘 여행자들 사이에서 꽤 주목받는 지역이에요. 화려한 네온과 번화가의 틈에서 벗어나, 로컬들이 살아가는 생생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거리죠. 그 중심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이 바로 ‘Oi Man Sang’, 한자로 愛文生, 애문생이라고 불리는 전통 다이파이동이에요.

 

다이파이동은 대패, 즉 큰 문패란 뜻으로 정부 허가증을 받은 노점식당이란 뜻이랍니다. 1955년에 시작해서 70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켜온 이곳은 이제 몇 안남은 진짜 다이파이동 중 하나 입니다.  정부의 규제로 실내 식당으로 옮겨졌지만, 애문생은 여전히 거리에서 볶음 냄새와 사람 소리가 어우러지는 매력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다이파이동  소고기 감자볶음

자리에 앉자마자 사장님이 먼저 추천해주신 메뉴가 바로 소고기 감자볶음이에요. 사실 처음엔 ‘소고기랑 감자?’ 싶었는데, 이게 이곳의 시그니처라더니… 한입 먹는 순간 입에서 탄성이 나와요. 살짝 튀겨낸 감자와 고온의 웍에서 재빨리 볶아낸 소고기가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하게 살아 있어요.

 

특히 소고기는 안심 부위를 사용해서 그런지 정말 부드럽고 담백해요. 기름지지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은데 묘하게 중독성 있어요. 감자는 겉은 바삭, 안은 보들한 식감으로 마치 감자튀김과 찜감자의 매력을 동시에 품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술안주로도 딱 좋고, 밥반찬으로도 그만이에요. 사실 이 메뉴 하나만으로도 애문생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답니다.

 

소고기 감자볶음으로 입맛을 열었다면, 그다음은 역시 맛조개 볶음이에요. 웍이 800도 가까운 고온까지 올라간다고 하더니, 불맛이 살아 있어요. 특제 소스에 살짝 재운 후 단숨에 볶아내서 그런지, 육즙은 살아 있고 질감은 탱글해요.

 

그리고 새우 요리는 꼭 껍질째 드셔보세요. 여경래 셰프가 전현무에게 말했다던 그 말, “진짜 새우의 풍미는 껍질에 있다.”를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어요. 화자오의 얼얼한 매운맛과 새우의 고소함이 겹쳐지면서 감칠맛이 폭발해요.

 

마무리는 양주볶음밥으로! 날아가는 쌀, 안남미로 만든 볶음밥은 고슬고슬함이 살아 있고, 재료들이 듬뿍 들어가 있어요. 고급 중식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보다 오히려 더 정이 가고 맛도 알차답니다.

 

애문생의 진짜 매력

어쩌면 애문생은 음식 그 이상을 보여주는 공간이에요. 길가에 놓인 플라스틱 의자, 테이블에 담긴 뜨거운 물(싯부이, 기름기 있는 그릇을 헹구는 문화), 그리고 땀 흘리며 요리하는 사장님의 모습까지. 전통과 힙한 감성이 뒤섞인 이곳은 홍콩인지 힙지로인지 헷갈릴 정도예요.

 

게다가 이곳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NVIDIA의 CEO 젠슨 황이 다녀갔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그도 이 맛에 반했을까요? 소문만 무성한 곳보다, 이렇게 실제로 삶이 담긴 자리에서 한 끼를 먹는 게 훨씬 더 특별하다는 걸 느꼈어요.

 

마무리 하며

삼수이포의 밤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새 발길이 애문생으로 향하게 될 거예요.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변하지 않은 맛, 사라져가는 다이파이동의 마지막 감성, 그리고 열정 가득한 요리의 순간들이 여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거든요.

혼자라도 좋고, 친구와 함께라면 더 즐겁고. 어딜 가야 할지 고민될 땐 삼수이포로 향하세요. 홍콩의 진짜 맛은 그곳, 애문생 안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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